아시야가의 전설, 쓰하라 야스미 저.
루피너스 시리즈와는 사뭇 다른 스타일의 문체에다 내용마저 다르다. 역시 츠하라 야스미와 쓰하라 야스미는 다른 사람이다. 거짓말이지만. 백작과 주인공인 '사루와타리'가 이리저리 진미를 탐하며 돌아다니면서 겪게 되는 기이한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는데, 매 에피소드마다(아닌것도 있지만) 30살이 넘은 무직 아저씨인 사루와타리에게 여자가 꼬이는 모습이 참으로 흐뭇하여 주 스토리와는 별개의 재미가 있지만, 애석하게도 대다수는 그걸로 끝이다. 자투리 재미로 생각하면 좋을것이다. 주 스토리 자체도 '공포'를 내세우는 만큼 아주 무섭지는 않았지만 섬뜩한 무언가가 있었다. 작가 소개를 보면(Yes24) 교고쿠 나츠히코의 기괴함과 애드거 앨런 포
의 환상을 가진 작가라고 하는데,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인듯 하다. 두 작가 모두 제대로 읽진 않았지만 말이지.
끊길듯 끊어지지 않고, 급작스러우면서도 기발한 면이 있는 문체는 루피너스에서보다 훨씬 내 취향에 걸맞는, 이상적인 문체였다. 가독성 또한 굉장히 좋은편이며 묘사가 장황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1인칭 화자의 장점은 모두 섭렵하고 있는듯한 정말로 맘에 드는 문체다. 모리미 도미히코의 문체도 정말로 멋졌지만, 이건 그것과는 또 다른 맛이 있다. 지금 읽고 있는 이 작가의 다른 작품인 '붉은 수금'도 그러한 면이 있어서 재밌게 읽고 있는 중이다. 이런 문체로 글을 쓰고 싶지만, 그게 맘대로 안되는게 필력이란 문제겠지.
전반적으로 재밌게 읽었지만, 제일 재밌었던건 송장벌레와 케르베로스정도. 송장벌레는 이야기 구조에서 오는 섬뜩함과 생리적 혐오감으로 인해 몸서리를 치면서 읽었다. 케르베로스는 오치아이 자매가 마음에 들어서(?)랄까 마지막 결말이 어쩐지 여운이 남아서.
뭐, 길게 쓰진 않겠다. 츠하라 야스미라는 작가를 주목하게 만든건 루피너스였지만, 이걸로 쐐기를 박았다고 해야하나……. 앞으로 이 작가의 소설은 나오는대로 읽게되는 책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