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37 붉은 수금.



 붉은 수금, 쓰하라 야스미 저.

 아시야가의 전설에 이은 쓰하라 야스미 시리즈 2탄. 루피너스에서 180도 방향을 바꾼게 아시야가의 전설이었다면, 그걸 다시 180도로 방향을 바꾼게 붉은 수금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다만, 루피너스와도 완벽하게 다른 스타일의 책이라는거. 차례로 읽은 세 개의 책이 모두 다른 스타일을 가진 책이다. 웃기는 작가가 아닐 수 없다.

 "쓰하라 야스미 연애소설" 이라고 책 표지에 적혀있어서, 달달한 연애소설을 기대하신 분들은 헛다리도 한참을 잘못짚었다. 붉은 수금에서 전개되는 연애이야기는 젊은 남녀가 나와서 달달하고 쌉싸름한 에피소드들을 내뱉으며 마지막엔 울거나 웃는 그런 이야기가 아니다. 등장 인물들의 나이대는 30대 중반을 넘어서는, 좀 심하게 말하자면 '아저씨' '아줌마'로 불릴 수 있는 완숙한 나이대이며 이렇다 할 남녀간의 감정의 주고받음도 없다. 책이 끝날때까지 남녀간의 스킨쉽이 키스 한 번으로 끝나니, 이정도면 충분히 이해가 가능할 것이다.

 악기 장인인 사무카와 고스케와 디자이너인 이리에 사토루코. 사토루코의 할머니가 남긴 일기장의 인연으로 만난 두 사람의 연애사는 겉으로는 담담하고 고요하지만, 내면에선 휘몰아치는 뜨거운 무언가가 있다. 고래를 보러 여행을 떠났을 때, 고래의 노랫소리와 함께 폭발적으로 터져나왔을 감정을 조용하게 표현하는 사토루코의 묘사는 일품이다. 

 역시나 문체는 가독성도 뛰어나고, 묘사면에서도 부족함이 없어서 최고라고 말해주고 싶다. 스토리도 예상이 가능하지만, 멋지다고 말하기에 손색이 없는 내용이었다. 
  



by 세헤라자드 | 2009/11/07 19:30 | Novel, | 트랙백 | 덧글(0)

오늘은 꿈을 꿨는데,



 보통 꿈을 잘 안꾸는 타입이랄까, 기억해내지 못하는 타입입니다, 저는. 간혹가다 아침잠을 늘어지게 자면 드문드문 기억나는 꿈 몇개가 있는데, 대다수가 망상을 표출화한 그런 꿈이라서 어딘가에 적어놓곤 하죠. 대체로 꿈을 꾸면 미소녀가 나온다든지, 3인칭 전지적 시점으로 책에서 읽었던 것 같은 상황을 본다든지, 이도저도 아니면 학교 생활 같은 무난한 주제로 꿈을 꾸곤 하는데, 오늘은 참 기기묘묘한걸 꾸었으니, 그게 무엇인고 하니,

 돌고래──가 왜 나왔는진 모르겠는데, 여튼 돌고래. 돌고래 두 마리가 욕조에 물과 함께 꽉 채워져 있었는데, 제가 그걸 계속 보고 있더군요. 아, 귀엽다, 돌고래 귀여워 이러면서 보고있는데, 어느 순간 돌고래가 한 마리가 사라져서 이상하다, 이상하다 이러면서도 계속 남은 한 마리를 지켜봤습니다. 한동안 지켜보는데, 맑았던 물 색깔이 누렇게 되는겁니다. 그래서 '아, 물고기같이 물을 갈아줘야되는구나' 라고 생각해서, 일단 물을 반정도 뺐습니다. 물에 빼는 도중에, 물에 잠겨있던 돌고래 몸이 물 밖으로 나오니까 매끄럽던 표면이 부식이 되는것처럼 버석버석하게 변하는 바람에, 놀라면서 수도꼭지를 세게 돌려서 물을 틀었습니다. 수도꼭지에서 물이 콸콸 나오는데, 그게 돌고래 머리 위로 떨어지니 막 살이 부서진다고 해야되나, 이런 느낌으로 물이 살을 분해시키는데 머리쪽 살이 다 없어지고 나니 검은 공동이 생기면서 안에 있던 뇌가 흘러나오는데 이게 알탕의 들어가는 이름 모를 알 같이 생겨서 막 꿀적꿀적하면서 흘러나와가지고 물이 다시 누렇게되면서 돌고래 살이 뇌랑 뒤섞여서 으아아아아가악!

 하는 꿈을 꿨음.

 뇌가 알같아서 징그러웠다.




by 세헤라자드 | 2009/11/05 19:06 | Talk, | 트랙백 | 덧글(4)

No.36 아시야가의 전설.



 아시야가의 전설, 쓰하라 야스미 저.

 루피너스 시리즈와는 사뭇 다른 스타일의 문체에다 내용마저 다르다. 역시 츠하라 야스미와 쓰하라 야스미는 다른 사람이다. 거짓말이지만. 백작과 주인공인 '사루와타리'가 이리저리 진미를 탐하며 돌아다니면서 겪게 되는 기이한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는데, 매 에피소드마다(아닌것도 있지만) 30살이 넘은 무직 아저씨인 사루와타리에게 여자가 꼬이는 모습이 참으로 흐뭇하여 주 스토리와는 별개의 재미가 있지만, 애석하게도 대다수는 그걸로 끝이다. 자투리 재미로 생각하면 좋을것이다. 주 스토리 자체도 '공포'를 내세우는 만큼 아주 무섭지는 않았지만 섬뜩한 무언가가 있었다. 작가 소개를 보면(Yes24) 교고쿠 나츠히코의 기괴함과 애드거 앨런 포
의 환상을 가진 작가라고 하는데,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인듯 하다. 두 작가 모두 제대로 읽진 않았지만 말이지.

 끊길듯 끊어지지 않고, 급작스러우면서도 기발한 면이 있는 문체는 루피너스에서보다 훨씬 내 취향에 걸맞는, 이상적인 문체였다. 가독성 또한 굉장히 좋은편이며 묘사가 장황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1인칭 화자의 장점은 모두 섭렵하고 있는듯한 정말로 맘에 드는 문체다. 모리미 도미히코의 문체도 정말로 멋졌지만, 이건 그것과는 또 다른 맛이 있다. 지금 읽고 있는 이 작가의 다른 작품인 '붉은 수금'도 그러한 면이 있어서 재밌게 읽고 있는 중이다. 이런 문체로 글을 쓰고 싶지만, 그게 맘대로 안되는게 필력이란 문제겠지.

 전반적으로 재밌게 읽었지만, 제일 재밌었던건 송장벌레와 케르베로스정도. 송장벌레는 이야기 구조에서 오는 섬뜩함과 생리적 혐오감으로 인해 몸서리를 치면서 읽었다. 케르베로스는 오치아이 자매가 마음에 들어서(?)랄까 마지막 결말이 어쩐지 여운이 남아서.

 뭐, 길게 쓰진 않겠다. 츠하라 야스미라는 작가를 주목하게 만든건 루피너스였지만, 이걸로 쐐기를 박았다고 해야하나……. 앞으로 이 작가의 소설은 나오는대로 읽게되는 책이 될 것이다.






by 세헤라자드 | 2009/11/04 23:24 | Novel,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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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감사합니다.
 
 5만은 언제나 될런지.

 언제나 댓글 달아주는 키모 메이저님에게 이 영광을 전하며.

 

by 세헤라자드 | 2009/11/03 18:52 | Talk, | 트랙백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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